입학과 동시에 취업보장···국제화·전문직·장학금 특화도

▲ 이른바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쉽지 않은 최악의 취업난에 '실속있는 지방대학’들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울산대는 기계공학부와 조선해양공학부, 전기공학부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현대중공업 취업을 보장한다. 사진은 현대자동차에서 산학협력 현장실습을 받는 울산대 학생들. <사진=울산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지방에 있지만 당당한 대학들이 있다. 오로지 실력과 성과, 투자로 내실을 다져온 명품 지역대학들이다. 이른바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경기침체 속에서 이들 '지방에 있어도 실속있는 명품 대학’들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속대학들은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일찌감치 특성화를 이뤘거나, 막강한 장학금으로 합리적인 수험생들을 유치한다. 체계적인 취업 관리로 전국 최고수준의 취업률을 올리는 대학들도 대부분 지역대학들이다. 안정된 전문직을 향한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한 대학, 해외유학보다 낫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최고 수준의 국제화를 이룬 대학 등도 ‘인서울’을 이기는 대표적인 실속대학들이다.

■전국 최고 취업률, 지방에 있다 = 사실상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하거나, 전국 최정상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지역 대학들이 있다. 취업난이 극심한 요즘 더욱 주목할만하다.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은 취업률하면 떠오르는 취업 절대강자다. 2014년에도 취업률 85.9%로 전국 4년제대학 1위를 차지했다.

코리아텍이 처음 처음 시행한 장기현장실습제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는 고용노동부의 주관사업으로 선정돼 전국 대학으로 확산됐다. IPP는 대학 교과과정의 1년 이상(2학기)을 산업현장에 나가 실무경험을 쌓도록 한 제도다. 장기 현장실습 기간 동안 학생은 기업체에서 월평균 100만원 내외 수당을 받을 뿐 아니라 졸업에 필요한 학점도 취득(최대 15학점)한다. 주로 4학년 졸업반이 참여하는 ‘채용연계형’과 3학년 학생이 참여하는 ‘실무능력향상형’으로 구분된다. 코리아텍은 올해도 300여명을 정도를 200여개 기업에 파견했다. 등록금은 한 학기를 기준으로 공대가 247만원, 인문사회 전공이 170만원 수준이다. 기숙사비는 학기당 40만원대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다.

충남 논산에 자리한 건양대도 74.5%의 취업률을 달성해 지난해 ‘다’그룹에서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최근 5년간 줄곧 톱5에 자리하다 1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보인 것이다. 건양대는 취업률을 단순 지표로 보지 않고 ‘대학교육의 성과’로 인식했다. 43개 각 학과마다 산학취업 책임 교수를 1명씩 뒀고, 9개 단과대학 별로 ‘산학취업 부장교수’를 배치했을 정도다.

■들어가기만 하면 취업보장 ‘약속의 대학’ =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는 대학도 있다.

국내 대표적인 산업단지를 배후도시로 거느린 울산대는 기계공학부와 조선해양공학부, 전기공학부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현대중공업 취업을 보장한다. 올해 정시에서는 수능 수학B형과 과탐(2과목) 2개 영역에서 2등급 이내이면서 해당 학부별 수능 성적 상위자에 들면 현대중공업 취업을 약속한다. 다만, 학생들은 직전학기 성적이 3.50(4.50만점)이상을 유지해야 장학생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취업보장 이외에도 울산대는 이들에게 입학금을 포함한 4년 등록금 전액을 제공하고, 기숙사 숙식도 무료로 해결할 수 있다. 학비 보조금도 학기당 60만원씩 제공한다.

순천대 기계우주항공공학부 기계공학전공과 신소재공학과도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에 한해 포스코 광양제철소 취업을 보장한다. 순천대와 포스코는 2010는 MOU를 맺고 기계공학전공과 신소재공학과 졸업생에 대한 추천채용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부산학 장학생’ 선발을 진행하고 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은 포스코로부터 매월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받고 졸업과 동시에 최종 심사과정을 거쳐 포스코에 입사하게 된다. 순천대 자체적으로도 이들 학과에 지원한 평균 2등급 이내 입학생 전원에게 4년간 등록금 및 학생생활관비 전액, 교재비 지원, 해외연수 특전을 제공한다.

■한국은 좁다···국제화 인재를 키우는 대학 = 평범한 ‘인서울’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위해 다시 토익을 매달리기는 현실. 처음부터 국제화가 잘 된 지방대학을 나와 글로벌인재로 성장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우송대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 솔브릿지경영학부는 미국 대학에 버금가는 국제화 이룬 대학으로 입소문이 났다.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은 외국 학생이 57%를 차지하며, 교수 24명 중 87%인 21명이 아이비리그 등 해외명문대학 출신의 외국인 교수들이다. 이 대학은 또한 하버드와 와튼스쿨, 컬럼비아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에서 시작돼 가장 권위 있는 국제인증으로 평가받는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인증도 취득했다. 재학생들은 전 세계 26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오며, 일부학생은 3학년 때 조지아텍이나 북경외국어대학에 복수학위 프로그램으로 가기도 한다. 현재 중국과 일본은 물론, 중앙아시아. 동남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등 30여개 국가 출신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우송대는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국가의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전북대 지미카터국제학부는 특성화학부로 교육과정을 100% 영어강의로 진행한다. 수업은 소그룹 강의, 사례중심 토론식 수업, 실무적인 내용으로 이뤄진다. 1,2학년은 교양 및 전공기초과목을 중심으로 3,4학년은 전공과목과 해외 교환학생 및 해외 인턴십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수능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3개 등급으로 나눠 장학금과 해외교류 특전도 제공한다. 가장 높은 ‘수능 성적우수 1종’ 장학생은 ‘수능 반영영역 중 3개 이상 1등급인 자’로 △4년 등록금 전액 면제 △학기별 학비보조금 200만원 지급 △해외연수 우선 선발 및 지원 △세계교육기행 및 해외봉사단 우선 선발 △생활관 우선 배정 △졸업 후 국외 명문대학원 진학 시 교비유학장학금 지급 △학위취득 후 교수직 또는 전문직 진출 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EIC(동아시아국제학부)도 4년 교육과정을 전부 영어로 진행하며 동아시아 언어 중 하나를 필수 제 2외국어로 이수하도록 하는 특성화학부다. 입학성적 상위 15% 이내인 학생 또는 정시 합격자 중 ‘수능 3개 영역이상 1등급인 자’는 8학기 등록금 전액(입학금 포함)을 지원한다.

한림대 국제학부도 전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며 1학년에는 수준별로 집중영어 교육을 실시한다. 국내 여타 국제학부와 달리, 한림대 국제학부는 경제 및 경영,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분야에 특화된 프로그램 제공한다. 특히, SAP(Study Abroad Program)를 통해 3학년 1년 동안은 학생교환 협약을 체결한 외국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특전도 부여한다.

■막강 장학혜택…돈 받고 다니는 ‘통큰대학’ = 재정이 넉넉한 지역대학들은 막대한 장학금 지급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돈을 받으면서 대학에 다닐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실제 장학금을 많이 주는 대학은 대부분 지방대학이다.

대학정보공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대학의 1인당 장학금은 평균 293만2000원으로 2013년 257만8000원에 비해 35만4000원(13.7%) 늘어났다.

전국 1위는 수원가톨릭대로 883만원에 달했다. 이어 △금강대 839만원 △한국과학기술원 717만원 △광주과학기술원 632만원 △울산과학기술원 621만원 △포항공과대 611만원 △가톨릭대(제3캠퍼스) 576만원 △꽃동네대 494만원 △부산장신대 486만원 △대전가톨릭대 484만원 등이 10위안에 들었다.

금강대는 사실상 재학생 대부분이 장학금을 받는다. 올해는 신입생 104명 전원(3억 4000여만원)과 재학생(9억1000여만원) 480명중 403명이 장학금을 받아 장학금 지급 총액만 12억 5000여만원에 달했다. 이밖에 학과(학년)별 학업최우수 장학생(13명), 전교수석 장학생(4명), 수능성적우수자(3명) 등에게 별도 학업장려 장학금(1200여만원)을 지급, 학생 1인당 평균 장학금은 250여만원에 달한다. 금강대에 따르면, 신입생의 경우 전원 수험료 전액을, 재학생은 매학기 직전 학기 성적 평점 평균이 기준 이상이면 인원제한 없이 장학금을 지급한다.

■ 졸업 이후를 보장하는 안정된 전문직을 원한다면 = 대표적인 전문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항공기조종사는 언제나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중국의 항공물류 확대로 조종사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었다.

한국항공대는 조종사는 물론 관제사 등 항공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항공·물류분야 특성화대학이다. 항공운항학과를 나오면 군용기나 민간항공기 조종사가 될 수 있다. 항공교통물류우주법학부가 있는 항공대 학생들은 해마다 다르지만 15~30명이 관제사 채용시험에 합격한다. 관제사가 되려면 전문교육기관의 과정을 이수해야만 하는데, 국토부에서 인정한 곳은 한국항공대 항공교통관제교육원을 포함해 △한서대 한공교통관제교육원 △한국공항공사 항공기술훈련원 △공군교육사 항공교통관제사교육원 등 4곳에 불과하다. 항공분야에 특화돼 있지만 항공분야 취업률은 20% 수준이며, 의외로 물류, 자동차, 중공업 등 유관분야로의 진출도 매우 활발하다.

공군사관학교와 한국항공대 이외에도 조종사가 되는 길은 열려있다. 일반적으로 4년제대학에 진학해 항공기 조종사가 되는 길은 3가지다. 우선 한국항공대, 한국교통대, 한서대 항공운항학과에 진학해 공군 학군단 ROTC를 거치는 방법이다. 공군 소위로 임관해 군 조종사로 복무하는 길이다. 다음으로 경운대 극동대 중원대 청주대 초당대 등 항공운항과에 진학해 조종사로 성장하는 트랙도 가능하다. 또 일반 4년제대학에서도 공군/해군 조종장학생 또는 공군조종사관후보생에 지원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그 밖에는 국내 정부인증 비행교육원이나 해외 플라잉스쿨에 입학해 훈련을 받은 후 경력을 쌓는 방법도 존재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