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찬반토론 벌이는 방식… 현실적 해결방안 찾는 방향 될 듯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서울대가 다음달 11일 오후 2시에 시흥캠퍼스 문제와 관련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지난 2009년 서울대와 시흥시가 MOU를 체결한 이후 만 6년이 되어가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실시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취임 1주년이 돌아오는 7월까지 실시협약 체결 여부를 결론 짓기로 한 상태다.

이번 공개토론회는 서울대 교수협의회와 평의원회가 공동으로 기획처에 제안해 이뤄지게 됐다. 서울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공청회는 아니다. 교내에서 열리는 교수 대토론회 개념"이라며 "(사업 시행 후)처음으로 교수들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시흥캠퍼스 진행상황에 대한 기획처의 발제가 있은 뒤에, 교수들이 찬반토론을 갖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관계자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투명한 논의 자리가 마련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은 그러나 시흥캠퍼스 추진에 대한 근본적인 찬반보다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 전망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수들 사이에 시흥캠퍼스 추진을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지는 않다. 어쨌거나 이제와선 포기하기도 어려우니, 이왕 간다면 제대로된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강창우 기획부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실시협약에) '사인'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추진한 일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가 온다는 것을 믿고 있으므로 할지 안할지를 논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불경기로 추진이 계속 연기되면서 시흥캠퍼스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특정학과나 학부의 이전은 처음부터 계획에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일부 입주민들은 '기획부동산 사기'라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실체와 다른 설명에 속아 분양 계약을 했으므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대는 RC캠퍼스에 대해서도 "전임 총장 시절 학내 반발이 일어나자 RC는 계획에 없다고 밝혔다"며 공식 부인한 상태다.

시흥캠퍼스의 핵심시설로 추진중인 서울대병원의 설립 규모도 당초 800병상에서 500병상으로 줄었다가, 현재는 300병상 규모로 짓기로 합의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광명시가 2018년까지 1400 병상 규모의 대형 병원을 짓기로 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광명시는 시흥시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어 의료 수요가 일부 겹친다. 인근 고대안산병원도 최근 830병상으로의 증축을 시작했다.

분당을 제외하고 적자에 허덕이는 서울대병원이 시흥캠퍼스에 들어설 명분과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 최근 시흥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배곧신도시 개발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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