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지원 국책사업 다양하게 늘면서 경력갖춘 교수 이직 활발

“능력 인정받고 연구·강의에만 열중하고 싶어”
전문대 “간호과, 일반대서 베테랑교수 빼내가”  

[한국대학신문  신나리‧정윤희‧차현아 기자] 4년대, 전문대 가릴 것 없이 교수들의 이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기존의 교수 이동이 지방대에서 서울에 국한돼 있었다면 최근에는 전문대에서 4년제로, 사립대에서 국립대로 그 모양새도 다양하다.

특히 4년제 대학은 정부의 국책 연구사업이 다양해지면서 교수 임용이 증가했다. 2000년대부터 두뇌한국(BK)21 사업, 기초학문육성지원사업, IT·BT·NT 등 국책프로젝트가 다양해진 까닭에 대학은 관련 분야의 경력이 많은 교수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연구 활동과 수업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지역의 유명 교수들도 속속들이 ‘서울 행(行)’을 택했다. 지난해 지역의 한 사립대에서는 학내에서 연구 실적이 좋기로 유명한 교수 세 명이 동시에 서울과 국립대로 거처를 옮기기도 했다.

2005년 이후에는 로스쿨 유치 경쟁에 따른 법학과 교수들의 이동이 늘었다. 당시 ‘로스쿨 유치’에 앞장선 대학들은 연구실적이 우수한 교원 확보가 급선무였다. 로스쿨 선발 과정에서 전공과목 담당 교수의 업적(학술논문과 저작물)이 평가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인 50점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방대 교수들의 ‘수도권 이동’은 수업과 연구보다 신입생 입학, 취업에 치중해야 하는 지방대의 현실 상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많은 지방대는 대학 평가의 주요 지표인 ‘학생 충원, 취업률’의 임무를 주고 있다. 학생을 모집하고 취업하는 역할마저 부여받은 교수들은 이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지난해 지역의 한 사립대에서 서울 S대로 자리를 옮긴 모 교수는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지역에서는 학생 취업률이 교수의 업적평가와도 연결되는 상황”이라며 “학령인구 감소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지역대학인 만큼 학교의 압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수로서 학생 취업이나 입학보다 연구와 수업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의 경우 간호학과 교수들의 이동이 활발했다. 전문대학의 인기학과인 간호학과가 4년제 대학에 신설되며, 4년제 대학은 전문대학의 내공 있는 간호대학 교수들을 초빙했다. 교육부 교육통계연보에 의하면 4년제 대학의 간호학과 입학정원은 2005년 2679명에서 2013명 8458명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더해 2011년 이후 전국 전문대학 86곳 가운데 58곳의 간호학과가 4년제로 전환했다. 이는 4년제 간호대학에 전문대학 출신의 경력 갖춘 교수들이 자리를 잡는 결과를 낳았다. 이들이 떠난 자리는 신규 채용된 교수들로 채워졌다.

경쟁력 있는 교수들이 떠나간 전문대는 난감함을 표했다. 충남지역의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교수를 채용해서 특성화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계획을 세워두면, 교수들은 금방 광역시나 수도권의 대학으로 이직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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