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원사업신청 불가… 기본 제외대상 10개교는 평가 받기로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올해 실시되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39개 대학이 평가에서 제외해 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평가편람의 제외대상에 해당하는 대학은 24곳으로, 숫자만 봐도 15곳이 추가로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반면 기본 제외대상에 포함되지만 평가를 받겠다고 나선 대학들도 있다.

지난달 30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구조개혁평가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신청한 곳은 모두 39곳이다. 지난해 말 확정된 평가편람은 모집정원 100%가 종교인양성대학이거나 예체능계열 대학, 편제 미완성 또는 완성 후 2년이 되지 않은 대학의 경우 제외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 대상 대학들도 평가 제외 신청서를 별도 제출해야 하며, 그 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신청하면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서 사안별로 심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정원 전체가 종교지도자양성목적대학인 광주가톨릭대, 대전신학대, 대전가톨릭대, 수원가톨릭대, 영산선학대 등 5개 신학대는 평가 제외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 대학은 평가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정원을 감축하지 않아도 된다. 워낙 소규모인 데다 설립이념과 운영 목적, 교육과정에서 다른 대학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2010년 이후 신설, 학제 전환, 통폐합 등으로 2015년도에 편제가 완성되지 않았거나 완성된 지 2년이 되지 못한 대학도 제외된다. 자료가 없거나 군휴학자가 복학하면서 통합 처리하기에 무리가 따른다는 결정 때문이다.

여기 해당되는 대학은 총 19곳이다. 신설 대학으로는 한국골프대학(2011년 개교)과 가톨릭관동대(2014년 개교)가 있다. 전문대학에서 일반대로 전환한 김천대, 송원대, 창신대를 포함해 경운대, 남서울대, 서울과기대, 한경대, 한국산업기술대, 한려대, 한밭대 등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한 7개 대학도 제외 대상이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이 통폐합한 가천대, 경동대, 신한대, 제주국제대, 중앙대, 한국교통대도 올해는 평가의 칼날을 벗어나는 대신 2016년과 2017년에 순차적으로 1주기 평가를 받으면 된다.

그러나 서울과기대, 한밭대, 한경대, 한국교통대 등 4개 국립대와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경운대, 남서울대, 중앙대, 초당대 6개 사립대 등 모두 10개 대학이 평가를 받기로 했다. 평가를 받지 않을 경우 대학 특성화(CK)사업과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 등 재정지원이 중단되고 사업신청 자체가 막히기 때문이다.

김진욱 서울과기대 기획처장은 “평가를 받지 않을 경우 특성화사업이나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재정지원이 중단된다”며 “(평가를 받게 되면)국립대끼리 겨루는 지표도 있고 일부 누락되는 평가자료 때문에 불이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하면서 학점제 학생 자료가 분리되는 등의 문제는 교육부에서 감안해달라고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재학생 정원 전체가 예체능계열 학과인 경우 평가를 받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최종 편람에 포함됐다. 구조적으로 취업률이 낮은데다, 교육 특성상 강사 수가 많아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어 예술계열 대학들이 평가에서 제외해줄 것을 교육부에 건의했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은 재정지원사업에 포함되지 않으며, A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의 평균 감축률 만큼만 정원을 줄이면 된다.

이 그룹에 속하려면 학문단위가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7대 계열 분류에서 예체능에 해당해야 한다. 모집정원 100%가 예체능계열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추계예술대와 대구예술대, 예원예술대의 경우 막상 일부 학과가 다른 계열로 분류돼 별도로 제외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구예술대 기획팀 관계자는 “예체능계열이 아닌 기존 학과들은 폐과했고, 남아있는 예술치료학과는 의약계열로 분류돼 예체능계열 재학생이 91%”라며 “조건에 미달되지만 참작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제외 신청을 접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편람상 제외대상 대학 중에서는 10곳을 제외한 14개교가 제외 신청을 접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외 추가로 제외 신청을 한 대학들 중에는 예술전문대학 일부와 예체능계열의 비중이 높은 4년제 대학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단과대학 신설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평가 유예를 신청한 대학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가톨릭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신학계열과 예체능계열의 비중이 70%를 웃돌아 취업률 등 불리한 지표가 많다”며 “지난해 간호대학을 신설하면서 정원을 한 차례 줄였는데 다시 평가를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 2년 뒤 평가를 받겠다고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제외 대상이 아님에도 기타 사유로 평가제외 신청한 대학은 추계예술대, 대구예술대, 예원예술대, 인천가톨릭대를 포함한 25개교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이들 대학에 대한 개별 심의를 통해 제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생각지 못한 사유로 평가 제외 대상에 포함돼야 하는 대학들이 있을 수도 있어 자유형식으로 (제외)신청서를 접수했다”며 “39개교의 제외 사유를 정리 중이다”고 밝혔다.

 

※정정합니다.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한 대학 중 경운대와 남서울대, 초당대도 구조개혁평가를 받기로 했다고 전해왔습니다. 이에 기본 제외대상 대학 중 평가를 받는 대학 수를 7개교에서 10개교로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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