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외 구성원 위로·격려·도전의식 강조하고 대학현안 대비 촉구

[한국대학신문 이재·차현아·김소연 기자] 2015년 청양(靑羊)의 해가 밝았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을 넘어 안타깝기까지 했던 한 해를 가까스로 넘긴 대학가는 그래도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올해 대학가는 대내외적으로 대학이 가져야할 사회적 책무와 미래 대학교육의 변화와 대학구조개혁에 대처해야 하는 등 지난해 못지않게 격렬한 한해를 보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적으로 요구되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차치하고라도 대내적으로는 대학구조개혁이라는 벼랑끝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미 학령인구 감소는 위기감을 넘어 지방대를 덮쳤다. 국·공립대 기성회비를 둘러싼 혼란도 해를 넘겼다. 학내의 반발을 설득해 대학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학생을 배출해야 하는 가시밭길이 올해 대학이 가야할 길이다. 결코 평탄하지 않다.

당면한 위기에 대한 대학가의 이해와 대처방법도 각양각색이다. 대학들은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등 설립주체도 다를 뿐만 아니라 지리적 차이도 크고, 설립이념과 학풍 등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도 상이하다. 이 때문에 같은 위기에 봉착해도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새해에는 무엇보다 '차이점을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이익을 위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구동화이(求同化異)’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다가오는 격랑은 개별 대학이 홀로 넘을 수 없는 파고이기 때문이다. 대학총장들과 대학협의체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사회와 대학 전반의 혁신을 다짐하는 한편 구성원의 안녕을 기원하고 대학간 화합과 공동 발전을 다짐했다.

국내 최대 대학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김준영회장은 새해를 맞아 “어렵고 생각이 다를수록 서로 존중하며 균형점을 찾는 ‘구동화이’를 엮는 대교협으로서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회 전반을 아우른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학내외적으로 만연했던 비인간적인 일들은 슬픔을 뛰어넘어 우리의 정신세계를 피폐하게 했다. 초심과 기본을 저버린 결과다. 사회적 정의 구현과 학문적 진리를 탐구하는 성체여야 할 서울대 역시 도덕적 위기가 감도는 무표정한 교정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정 총장은 신년사에서 “불타버린 트로이 성을 뒤로 하고 로마를 창건했던 아이네아스의 전설도 널리 알려진 도전이다. 아이네아스가 보여준 모습처럼 행운에 기대지 않고 용기와 탁월함으로 우리 앞에 놓여있는 난관들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격려했다.

정부주도 구조개혁 등 유난히 힘든 한해를 보낸 대학 총장들은 한해 성과를 돌아보고 대학 구성원들의 지친 어깨를 어루만지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 정규상 성균관대 총장을 비롯한 많은 대학총장들은 “대학발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 지난해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모든 구성원의 열정과 헌신에 힘입어 큰 도약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대학들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발전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교육부가 추진한 대학 특성화 사업은 대학들의 구조조정을 가속시키면서 체질변화를 촉구했다. 총장들은 각종 성과를 통해 구성원의 사기를 진작하면서 청양의 기운을 담은 새해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용구 중앙대 총장은 ‘광휘일신(光輝日新)’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조선 후기 학자인 권상하 선생은 광휘일신이라는 말로 늘 새로운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은 늘 변한다. 변화를 인지하고 적절히 대응한다면 변화는 기회다. 교수와 학생, 직원이 각자 역할을 다하는 중앙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해를 넘겼지만 대학의 위기는 여전하다. 대학구조개혁과 국·공립대 기성회비 등 대학가의 현안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촉구하는 총장들도 많았다. 이정구 성공회대 총장은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기존과 판이한 방식과 강제성이 동반되면서 또 다른 파고가 예상된다. 정량중심 평가인 만큼 열약한 물리적 자원을 가진 대학의 부담과 어려움이 분명하다”며 “대학다운 대학이라는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로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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