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정시 원서접수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에 비해 수능 시험의 변별력이 크게 낮아져 안정 지원을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기회에 오히려 소신(도전) 지원이 의외의 좋은 결과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진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정시 지원에서는 가나다 군별로 각각 1장씩, 총 3장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전형의 특성상 수시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과에 대한 합불 예측이 낮다. 하지만 정시는 공개된 수능점수로 예상되는 배치점수와 비교해 도전/적정/안정 등의 대학·학과를 선택하기 때문에 지원하면서 합격에 대한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가나다 군별로 골라놓은 3~5개 정도 대학·학과 중 최종 지원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목표 대학·학과가 있는 군을 살펴야 한다. 나의 목표 대학·학과는 어느 군에 있으며, 배치점수와 몇 점정도 차이가 나며, 합격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이 군의 지원이 상향 지원이라면 나머지 군은 적정 지원과 안정 지원을 선택하고, 목표 대학·학과가 안정 지원이라면 나머지 군은 적정 지원과 상향(도전) 지원하도록 한다. 물론 재수를 결정하고 3개 군을 모두 상향 지원하거나 반대로 3개 군을 모두 하향(안정) 지원 할 수도 있다. 이 때 선택에 따른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추가 합격까지 마무리 되는 내년 2월 중순이 돼야 알 수가 있다.

3곳 지원을 결정했다면 가나다군 3곳을 모두 합격할 것인지, 1~2곳 정도 합격할 것인지, 모두 불합격 할 것인지를 예측해 보아야 한다. 즉, 금년 정시의 목표(기대치)를 다시 떠올려 보고 잘된 지원인지를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 점검에서는 가나다 군을 하나의 조합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1곳을 확실히 합격할 것이라고 예단하고 2곳을 도전했지만, 안정 지원한 1곳이 모집인원이 적고, 경쟁률이 높고, 백분위를 반영하고, 금년에 2개학과로 분리된 인기학과라면 금년 입시 변수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원서접수 기간이 4일 이상이라도 마지막 날 마감 시간을 몇 시간 앞두고 집중해서 지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지막 경쟁률 공개 이후의 지원 변화 상황은 아무도 모른다. 이 때 계획된 지원 포트폴리오를 무시하고 대학·학과를 돌연 변경해 상향 지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마지막 심리변화로 지원군을 변경한다면 해당 1개 군만이 아니라 나머지 2개 군도 반드시 다시 점검해야 한다.

안정이라고 생각하고 지원을 결정했지만 예년에 비해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면 안정 지원을 재점검해야 한다. 수시에서 이월되는 인원, 입시군 변화, 수능 반영 변화 등 입시 변수도 점검해야 한다. 소신 지원으로 생각하고 매우 높은 상향 지원을 한다면 모집인원이 적어야 하고, 안정 지원으로 생각하고 하향 지원한다면 모집인원이 많아야 한다. 5명 이내로 모집하는 안정 지원은 지원자 수준에 따라 변수가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

수시 모집은 원서를 넣은 후에 면접, 논술, 적성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으나, 정시 모집은 지원 후에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따로 치러야 할 시험이 없다. 따라서 목표대학의 수능 성적의 유불리 점검, 가산점 작용, 학생부 성적 가감점 등을 정밀하게 미리 계산해야 한다.

실전 지원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목표 군별로 1~3순위를 정해 두고, 변수가 발생해서 해당 군에서 순위가 달라질 때 나머지 1~2개 군에서 대학·학과를 어떻게 변경해야 할지 하나의 조합으로 지원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있어야 한다.

내년 2월이 되면 지금과는 달리 여유 있는 점수를 두고 지원해 합격하는 것이 도전 지원해 불합격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을 돌이켜 후회할 수 있다. 수능 시험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수능 시험을 망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지원 전략을 잘 못 짜서 가나다군 모두 불합격 했다는 결과는 지금 막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3개 군 모두 도전 지원해서 합격하겠다는 전략은 내려놓아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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