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대학원 보직 해임…“보직교수로서는 적절치 않은 행동”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KAIST가 학과 통합에 반대하는 학과장 교수를 보직 해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KAIST에 따르면 대학 측은 최근 정보보호대학원과 전산학과의 통합에 반대 입장을 표했던 정보보호 대학원 김 모 학과장을 보직에서 해임했다.

대학 측은 김 학과장이 개인 자격으로 반대 입장은 펼 수 있지만, 보직 교수로서는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KAIST 관계자는 “총장의 학과 융합 원칙에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학과장을 끌어안고 갈 수는 없지 않다”며 김 학과장의 보직 해임은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정보보호대학원과 전산학과의 통합은 KAIST가 지난 6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학과 통합방침에 따른 것이다. KAIST와 해당 학과 학생들은 학과 통합을 두고 몇 차례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학생들은 대학본부가 학생들과의 소통을 무시한 채 진행했고, 정보보호 학문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없이 추진된 운영안 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보보호 학문이 수학, 전산학, 산업공학, 금융공합 등 다양한 학문과 융합하며 연구하는 학문인 만큼 전산학과와 통합하면 컴퓨팅의 일부 학문으로 격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생들은 지난 3일에 교무처장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해당 학과 학생들은 “현대의 정보보호 학문은 전산 분야를 넘어서 타 학문과 융합이 필수적”이라며 “전산학과의 통합은 융합의 폭을 좁히고 학문적 장벽이 발생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학과 조직이 바뀌고 지도교수들 신상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며 학과 통합을 강력히 반대했다.

학과 통합으로 내홍을 앓고 있는 건 해양시스템공학 전공 대학원도 마찬가지다. 해양시스템공학의 한 책임교수는 해양시스템공학전공대학원과 기계학과를 통합한다는 학교의 발표에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이 책임교수는 지난달로 임기가 만료돼 다른 학과의 학과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이렇듯 KAIST는 현재 학과 통합을 두고 교수와 학생의 반발이 심각하지만,  통합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KAIST 관계자는 “이번 학과 통합은 학문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다. 통합하더라도 학생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교수의 지위나 학과의 정체성 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ST는 대학본부는 내달 말 정보보호대학원과 전산학과, 해양시스템전공 대학원과 기계학과를 통합하기 위한 계획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3월께 교수평의회에 통합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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